날씨는 이랬구유
계획은 이랬슈
민희네 가기 전에 민희네 뒷산(구룡산) 한바꾸 돌믄서 구룡산 음기 좀 쪽쪽 빨구
약속시간 보다 7분 50초 먼저 민희네 도착해서 겨드랑이 칫솔질 하구
부채질 해서 젖은 빤쓰 말리구..
그럴래믄
일찌감치 인나서 눈꼽만 돌돌 말아 띠구
연장 챙겨서 바루 시내버스 탑승
환승 해야할 외곽 버스 배차 간격이 2시간에 한 대씩 밖에 웂어서
그 시간까지 감안하믄 집에서 7시 반에 나서야했슈
근디, 간밤에 핏댕이 아덜냄이랑 맥주 마시구선
늦은 새벽에 라면을 끓여 무까 마까 망설이다 아침에 일찍 인나양께 걍 누웠쥬
눕구 나니께 또 '끓여 물껄 그랬나?'
오락가락갈팡질팡 시간은 째깍째깍
눈 뜽께 9시 반이대유 ㅜㅜ
아,
계획은 걍 세우는 재미루 짜는 걸루 ㅡㅡ
제가 꿀벌루 태어났으믄
여왕벌은 굶어 죽구
호박은 씨가 말렀을뀨
넘 늦어서 뻐쓰 갈아타는 걸 포기하구
껀덩 거리는 책상다리 받침으로 깔려있던 운전면허증을 들구 나섰슈
[사진 제목 : 흐린 날 더 선명해지는 것들]
고속도로 타구 슝~ 밟응께 금방 도착하대유
열시 반에 도착해서 민희네 뒷뜰에 차 꼽아놓구
구룡산은 이미 늦었고 대청댐 언저리라도 훑을 요량으루 연장 챙겨 사브작 나섰슈
꼬추 한 마리가 떨어져 나와 저리 매달려 있었슈
농사 전문 용어루 '조떼따'구 혀유
입추가 지났다곤 해두 8월은 여전히 여름유
흐린 날에 싸돌아댕기는디두
등골 타구 흐른 땀이 꼬리뼈에서 똠방똠방 떨어져 발뒤꿈치까지 젖었슈
[사진 제목 : 으른이 된다는 건 털 색깔이 변하는 것]
저는 흰 머리가 하나둘씩 느는 게 자꾸 어려지는개뷰
끊임없는 뻘소리 지껄이는 걸 봐두 그렇구
영락웂구 철두웂는 애가 맞어유
참 부지런히덜 살어유
다덜 저리 열심인디
이눔은 우찌된 게 천하태평 막무가내 한량심본지 참..
아주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유
백만년만에 하나 나올까말까 한 타고난 한량이라는
[사진 제목 : 고인듯 잔잔히 흐르려는데 물수제비 뜨는 계집 뉘신고]
으아~~~~~~~~~ㄱ ㅡㅡ+
이런 빌어 먹던 쪽박으로 뒤통수 패 버릴 세상 ㅡㅡ++
구룡산 귀경두 몬하구 대청댐 옆댕이나 긁어볼랬더니
산사태가 나서 대청댐 겨들어가는 구녕이 맥혀버렸슈 ㅜㅜ
그래서 저 또랑물 찍구 턴 ㅠㅠ
인젠 산사태까지 내 앞길을 막내유
[사진 제목 : 탱글탱글 젖살 오른 여름]
지긋하던 가뭄에도 의젓하게 자란 녀석덜이 참 기특허쥬?
보는 사람 움써두 이리 까부는 저두 기특허구유
탱탱하게 차오른 여름에 가을색이 물들 생각을 항께
촐싹대던 걸음이 잠시 멈칫..
난 밭고랑 김매기두 안혔는디 가을이 코 앞이라니
무한주책 한량이 살짝 긴장 탔슈
[사진 제목 : 한 걸음만 옮기면 세상은 달라진다]
청산리 전투 뒷풀이 때 보고 못 본 탱자를 다 보내유
설렘은 꼭 새것이 아니어두 되유
오래되구 익숙해서 잊었던 것을 기억해 낼 때의 설렘을 한번쯤 뒤적여 보셔유
[사진 제목 : 민희야 우지마라. 오빠가 와아아아따]
휴~
드뎌 민희네 도착했는디
배꼽 달린 쪽이랑 꼬리뼈 달린 쪽이랑 다 젖었슈
[사진 제목 : 낯 선 간판에게서 내 남자의 향기가 났다]
워디서 많이 들어봤는디..
WE ! COME
그랴 우덜이 왔다
[사진 제목 : 밀실, 그들의 끈적했던 시간]
#1. ROUND 1
주동자인 워니맘님이 어두침침한 골방을 예약해놔서
우덜의 비밀스런 얘긴 쥐하구 새만 알구 암두 몰라유
사오공감이
갯뻘마냥 질퍽거릴 수 있슴을
조청마냥 끈적거릴 수 있슴을
홍등마냥 발그레 할 수 있슴을
츰 알었슈
핏자 두 판이랑 꼬추장에 비빈 파스타 뚝배기랑 맥주 한모금씩 시켰는디유
뻘건 뚝배기가 쫌 매워서 노인양반덜 주름진 혀가 쫌 심드셨던지 잘 못잡숫대유
그래서 워니맘님한티 살짝 속삭였슈
"저 뻘건 뚝배기는 손대지 말구 핏자부터 먹어.
그럼 나중에 우덜 둘이서만 뚝배기 먹을 수 있어"
근디유, 워니마님 보신 분덜은 아시것지만
워니맘님이 쫌 조신한 맹추같이 생기셨잖유?
손대지 말라구 한 뻘건 뚝배기에 자꾸 손대는 틈에
핏자를 진실 누이가 다? 아닌가? 꽃장미 누이가 다?
#2. ROUND 2
커피숖으로 궁뎅일 옮기구두
질퍽거림과 끈적거림과 발그레함은 계속 되꾸유
12시에 시작된 수다전쟁 웃음전투는 5시가 쬐끔 못되어 끝났슈
#3. ROUND 3
진실님 바래다 드리는 동안에두 연장전 치루니라 정신 팔려서
길을 세번이나 잘 못 들구 ㅡㅡ
어쨌든 모조리 무사히 즐거이 컴백홈
#4. 몽따쥬
꽃장미 : 샤방 원피스 & 뽕뽀로봉뽕뽕~
워니맘 : 내 옆댕이 앉어설람.. 고막 괜찮은가 몰러 ㅡㅡ 청주 빌려줘서 땡큐땡큐
진 실 : 꼬물꼬물 새어나오는 4차원에 쪼끔 모자란 3.8차원?의 매력
깨진요강 : 넌 원제 철 들래?
빵긋 방가워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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