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욱 기~ㄹ게 자고
쏴~아 하는 빗소리에 나른히 게으르게 깨어
뜨신 물에 녹작지근한 몸을 헹궈내고
김이 폴폴 나는 뜨거운 커피를 찔끔찔끔 나눠마시다
누군가와의 약속이 잡혀
허름한 거적대기 추려 단정히 채려입고
급하지 않은 걸음새를 휘휘 저어
약속 장소에 조금 일찍 당도하여
잔잔한 풍악을 들으며 소설 몇 장에 홀딱 빠져있다가
자기야~하는 경쾌한 부름에 고갤 돌..
릴 새도 없이 그녀가 등 뒤에서 안겨와
목에 팔을 두르고 왼쪽 볼에 뽀뽀를 해
어? 근데.. 냄새가.. 바꼈네?
골 때리는 향내 싫댔더니
오이밭에 부는 바람 냄새가 나네?
후~ㅂ 후~ 자꾸 그녀를 심호흡 하고싶어져
눈싸움으로 엉길 수 없는 눈웃음과
뽀뽀를 부르는 싱그런 주댕이를 보며 웃는데
그녀가 몸을 기울여 쪽~쪽~쪽~
그녀의 입술이 너무 차가워서
본드 바르듯 침을 살짝 발라 입술을 포게고
그녀의 입술을 뎁혔어
아, 근데 내 입술까지 시리네
눈을 떠서 그녀를 보는데
쪼끔 열어둔 창 틈에서 치맛자락처럼 커튼이 날리고
내 코 앞엔 싸늘한 철재 의자 다리가 있고
왼손은 그 다릴 잡고 있었어
의자 다릴 보들보들한 천으로 감아두까..
립글로즈도 너댓군데 찍어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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